▲ 11일 오전 11시 경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중앙동 부두 앞바다에 떠 오른 마산상고 2학년 김주열(17)군 사체. 김군의 사체 발견은 제2마산 사건의 시발점이 됐다. 김주열 군 시신은 당시 마산경찰서 경비주임 박종표 경위(39)가 손석래 서장의 지시에 의해 자신이 최루탄을 쏘고 사체도 직접 바다에 던졌다고 18일 검찰에 자백했다. 1960.4.11.
▲ 김주열 군 시신이 발견된 1960년 4월 11일 오후 데모를 우려한 경찰이 대구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 입구에서 인간 바리케이트를 치고 출입을 막고 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
신천 4구 투표소(현 중앙고)에선 정체 불명 청년들이 투표 행렬을 찍던 매일신문 기자 카메라를 후려갈겼습니다.
투표 번호를 받지 못해 방장을 찾는 유권자들. 방장 뒤를 따라 대열 지어 입장하는 유권자들….
"하나 마나 한 선거 왜 하는지…."
곳곳에서 하소연이 터졌습니다.
▲ 13일 오전 마산여중고, 마사 성지여중고생 1천여명이 김주열 군에 바칠 생화 꽃다발을 선두로 행진하다 완월교 부근에서 소방차의 유유색, 붉은색 색수 세례를 맞고 있다. 1960.4.13. 매일신문 정재소 기자.
"더 이상 선거 못한다"
오후 4시 30분, 대구 제1구·현풍·칠곡·영양·문경·영덕·청송·예천·안동·월성 등 18곳 민주당부에서 당원들을 거둬들였습니다. 그 시각 민주당 중앙당에선 '선거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오후 5시 20분, 신문 호외가 대구 거리에 자욱이 깔렸습니다.(매일신문 1960년 3월 16일 자)
▲ 김주열 군 시신이 발견된 1960년 4월 11일 오후 대구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에서 당원들이 풍선에 매달아 날릴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고 쓴 종이를 의자에 걸어두고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
투표는 참으로 기묘했습니다.
4할 사전 투표, 3인조·9인조 공개 투표. 개표장 야당 참관인을 내쫓고 여당표가 80~90% 든 투표함으로 바꿔친 사실도 검찰 수사로 들통났습니다.
3월 초 폭로된 비밀선거지령문 그대로였습니다.
▲ 김주열 군 시신이 발견된 1960년 4월 11일 오후 경찰이 대구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 건물을 봉쇄하자 당원이 농성을 벌이며 풍선 삐라를 만들고 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
▲ 김주열 군 시신이 발견된 1960년 4월 11일 오후 대구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에서 당원들이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고 쓴 종이를 풍선에 매달고 있다. 정·사복 경찰 2백여 명이 당사를 원천 봉쇄하자 당원들은 밤새 농성을 벌이며 풍선 삐라를 만들어 이튿날 오전 6시부터 네차레에 걸쳐 날려보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
또 투표함을 실은 차가 출발하면 대기중인 경찰이 가짜 투표함을 똑같은 차에 싣고 슬그머니 개표장으로, 진짜 투표함은 팔공산 가창 등지서 불태웠습니다. 개표 중 여당표가 너무 많자 여당표 뭉치에 야당표, 무효표를 덧댄 샌드위치식 감표까지 탄로났습니다. (동 신문 6월 1일 자).
▲ 민주당 경북도당 3.15부정선거 규탄 선언문 낭독
이승만 86%, 이기붕 77%, 장면 16%. 3·15 정·부통령 선거 전국 득표율은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완벽한 관권·부정선거였습니다.
저 멀리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의 이 대통령 재선을 "썩은 승리"라 썼습니다.
▲ 1960년 4월 12일 오후 3시 5분쯤 정·사복 경찰이 대구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에서 가두 시위에 나서는 민주당원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
투표 날 제일 먼저 무효를 외친 곳은 마산.
성난 시민들이 밤 늦도록 시가지를 휘젓자 경찰이 발포로 맞섰습니다. 총탄에 학생들이 쓰러져 간 아비규환의 밤…. 마산은 봄도 비켜갔습니다.
4월 11일, 그토록 찾던 김주열 군이 끝내 마산 부두에서 주검으로 떠오르자 전국이 들끓었습니다.
▲ 민주당 경북도당 315부정선거 규탄 데모, 거리 진출 사복경찰과 충돌
▲ 1960년 4.19당시 대안동에 위치한 민주당 경북도당앞 유인물을 뿌리며 당원들이 시위를 하자 경찰들이 제지하고 있다.
대구도 들썩였습니다.
데모를 우려한 경찰이 대안동 민주당 경북도당부를 틀어막았습니다. 새끼줄을 쳐 도로를 막고 첩첩이 인간 바리케이트를 쳤습니다. 발 묶인 당원들은 밤새 풍선 삐라를 만들었습니다.
"이승만 정부 물러가라"
소리 없는 함성이 빨간 풍선을 타고 아침 하늘을 날았습니다.(동 신문 4월 13일 자)
▲ 1960년 4월 12일 오후 민주당 경북도 당원 등 청년들이 대안동 경북도당부 건물로 가려다 경찰에 저지 되자 종로 부근에서 ·15 부정선거는 무효'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매일아카이빙센터